자존감이 낮은 사람의 특징 – 필수 단계 스킵

“자존감을 높이는 법이 한마디로 무엇인가요?” 라고 저에게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답할 것입니다.

 

자신의 감정과 욕구, 생각을 인식하고

그것을 소중히 여기는 것

 

그렇다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왜 자존감이 낮은 것인가?” 라고 저에게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답할 것입니다.

 

자신이 아닌 타인의 감정과 욕구, 생각만 고려하고

그것만을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

 

오늘은 이와 관련해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의 특징을 알아보겠습니다.

 

1. 마음의 3단계 이론

 

기본적으로 감정과 욕구, 생각 인식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의 단계는

자신의 것을 먼저 살피는 1단계를 거쳐 타인의 감정과 욕구를 살피는 2단계

그리고 그 둘을 조율하는 3단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의식이 강하고, 이기적인 사람들은 1단계를 중요하게 여기고

2단계를 다소 가볍게 여기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반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감정과 욕구, 생각을 거의 살피지 않고

곧바로 타인의 감정과 욕구, 생각을 고려하는 단계로 직행합니다. 

 

1단계만 고집하거나 1단계를 스킵하는 사람의 공통점은 단계를 순서대로 그리고 적절히 밟지 않아

그 둘을 조율하는 3단계 역시 건너뛴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한 단계 한 단계 충분히 밟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는

자의식이 강한 사람들은 상대가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고

반대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자신을 존중하지 못하게 됩니다.

즉, 자신의 감정, 욕구, 생각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번 글에서는 자존감이 낮은 분들이 자신의 감정과 욕구, 생각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2. 자존감 낮은 사람의 두 가지 타입: 평화주의자와 공격주의자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크게 ‘평화주의자‘와 ‘공격주의자‘로 나눌 수 있으며

모두 자신의 감정과 욕구, 생각 보다는 타인의 감정과 욕구, 생각에 집중합니다.

 

먼저 평화주의자를 살펴보면,

나의 친구가 내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어떤 제안을 했다고 할 때

자존감이 낮은 사람 중 평화주의자 유형은 그 제안을 보통 수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에게는 하고 싶지 않은 욕구와 부정적인 감정이 마음 속에 분명히 생겼으나

친구와의 관계를 좋게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자신의 감정과 욕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상대의 제안에 응합니다. 

(사실 친구와의 관계가 나빠질까봐 생긴 불안이 원인입니다.)

 

이 과정은 겉으로는 갈등 같은 게 없으므로 평화로워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의 감정과 욕구, 생각을 소중하게 여기지 못했기에

친구의 제안에 응하면서도 마음이 불편하고

나중에는 솔직하게 말하지 못한 자신을 탓하는 사고 방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평화주의자 유형이란

자존감이 낮은 유형중 모든 관계에서

평화를 원하는(비난 받지 않기를 원하는) 사람들로

갈등을 회피하고 자기주장을 잘 하지 않는 유형을 뜻합니다.

 

다음으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의 유형 중 공격주의자들을 살펴보면

그들 역시 자신의 감정과 욕구, 생각 보다는 타인의 감정과 욕구, 생각을 중시합니다. 

 

이들은 자기 주장이 강하고, 자신의 의견대로 되지 않으면 짜증을 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때 이런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자기주장이 강해 보이는 공격주의자들이 왜 상대방의 감정, 욕구, 생각을 중시하냐고 말이죠.

이에 대해서 찬찬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공격주의자들은 상대의 표현과 행동 속에 있는 감정과 욕구, 생각을 지나치게 신경 써서

그것을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이를 방어하기 위해 강한 말들을 쏟아내는 모습을 보입니다. 

(물론 상대방의 표현들과 행동은 공격주의자들이 생각하는 ‘어떤 의도’ 같은 게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그정도의 큰 감정을 담지 않은 행동들도 많지요.)

 

이렇게 감정적으로 표현하고 화도 내게 된다고 해도 그들이 만족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들도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표현하거나 온전히 욕구를 충족한 게 아니기에

마음이 불편하고 후회를 하곤 합니다.

 

여기서 공격주의자란 자존감이 낮은 유형중 겉으로는

자존감이 높아 보이는 사람이지만

진짜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회피하며

솔직하게 자신의 속 마음을 이야기하기보다는

갈등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강한 주장과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 하는 유형을 뜻합니다.

 

3.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왜 1단계를 건너뛸까?

 

어릴 때부터 자신의 감정과 욕구, 생각을

들여다 볼 기회를 박탈당했기 때문입니다. 

 

1단계에 해당하는 자신의 감정, 욕구, 생각을 인지하고 챙기는 기회는

보통 어렸을 적에 부모님에게 서서히 부여받습니다. 

 

어떤 감정을 느끼고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부모님에게 표현할 때

부모가 긍정적으로 바라봐주고 이에 대해서 괜찮다고 말해주면

이를 충족시켜도 된다는 생각과 권리의식을 자연스레 갖게 됩니다. 

 

앞서 말했듯 자존감이 높아지는 방법은 자신의 감정과 욕구, 생각을 인식하고

그것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므로 이들은 자존감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당히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키울 때 아이의 독립적인 감정과 욕구, 생각 대신

부모의 감정과 욕구, 생각만을 강조합니다. 

 

이를테면, 외향적인 성격의 부모에게 내향적인 성격의 아이가 태어났다면

부모는 자연스레 아이가 내향적인 것이 ‘문제’고 내 아이가 소극적인 것을 용납하기 어려우므로

아이의 감정과 욕구는 무시한 채 아이를 발표대회에 나가게 하고

집에서 놀기를 좋아하며 친구를 많이 사귀지 않는 아이를 비판합니다. 

 

아이는 사랑받기 위해 안정감을 얻기 위해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무시하고

등외시 하는 연습을 자신도 모르게 하게 됩니다. 

자신의 감정과 욕구, 생각 대신 부모가 바라는 감정과 욕구를 충족시키면

곧바로 좋은 반응이 옵니다. 

 

학교에서 성적을 잘 받으면 곧바로 선생님과 친구들의 태도가 바뀌고

부모의 말대로 행동하면 ‘잘했다, 장하다’라고 칭찬받게 됩니다. 

 

그리고 머릿속에는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자리잡게 되는 것이지요.

 “칭찬을 받는 것 = 잘 하고 있는 것”
“사랑 받기 위해서는 칭찬 받는 행동을 해야 한다”

 

이라고 생각하며 삶을 살다 보면 평가와 인정에 목매게 되고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자신을 비난하고 비판하게 됩니다.

자신의 감정과 욕구, 생각은 어떤 건지 잘 모르지만

칭찬은 확실한 ‘보상’으로 보이기 때문이죠. (그런 경험도 충분히 있었구요)

 

 

오랫동안 자신의 감정과 욕구, 생각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충족하는 것인지를 배우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을 잃고 자신이 뭘 원하는지 그리고 뭘 잘하는지 모르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이런 생각으로 귀결됩니다.

 

남의 시선으로, 남의 옷을 입고 사는 것 같아

 

4. 나의 감정, 욕구, 생각을 충족하는 방법

 

남의 시선으로 남의 옷을 입고 사는 것 같고, 이것이 나에게 큰 불편과 불만으로 다가 온다면

이제 해야 할 일은 나의 시선으로 나의 옷을 입고 사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기초적으로 필요한 것은 나의 감정과 욕구, 생각을 파악하는 것이지요.

 

그걸 어떻게 하냐고요? 

이번 글에서는 매일 느낌/욕구 일기를 쓰는 것을 제안합니다.

쓰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해드릴게요.

 

오늘(어제) 하루 있었던 사건을 쭉 돌아봅시다. 그 중 기억에 남는 사건을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그 사건을 잘 떠올려보고 이와 관련한 느낌/욕구 일기를 씁니다.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작성하면 됩니다.

 

사건 1. 

“오늘 상사로부터 꾸지람을 들었다.”

느낌 : 걱정되는, 무서운, 야속한, 침울한, 지친
욕구 : 지지, 도움, 신뢰, 효능감, 희망

사건 2.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 수다를 떨며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

느낌 : 힘이 솟는, 살아있는, 재미있는, 정을 느끼는
욕구 : 여유, 교감, 우정, 나눔, 소속감

느낌과 욕구 목록은 비폭력대화의 느낌/욕구 목록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1주일간 작성해보고

자신을 돌아보면 많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나는 이 일기를 작성하면서 친밀한 관계라는 욕구가 많이 나왔다고 하면

나에게 현재 가장 중요한 욕구는 친밀한 관계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친밀한 관계라는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해서

‘야속한, 지친’ 등의 감정이 나왔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진행하는 자존감 향상 프로그램에서는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필수 과정을 거친 후

이 일기를 통해 자존감을 유지하는 데활용합니다.

 

5. 나를 위해 나의 욕구 충족시키기

자신의 감정과 욕구, 생각을 돌아보는 연습을 쭉 하고 나서 해야 할 일은

그 감정, 욕구, 생각을 소중하게 여길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만약 위에서 말한 ‘친밀한 관계’가 내가 원하는 욕구이지만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고 할 때에

우리가 할 일은 어떻게 하면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가고

기존에 있던 관계를 더 좋게 만들 수 있는지 찾는 것입니다. 

 

이 때는 당신의 창의성, 용기를 발휘해야 합니다. 

그간 연락이 끊긴 친구가 있다면 어떻게 연락할지를 결정하고

친구관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면,  인간관계에 관한 책을 읽을 수도 있겠죠. 

당신의 욕구를 파악했다면, 이제 다양한 방법을 통해 그 욕구를 충족시켜보세요. 

그 과정, 그 결과 모두 당신의 자존감을 높여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