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귀기 전 상대방의 진짜 모습, 왜 알기 어려울까?
슬프지만 흔하게 일어나는 연애가 있습니다.
지인을 통해 소개 받고, 썸을 타고, 사귀고 나서 당분간은 매우 좋은 관계.
그러나 연애 초반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하게 다툼이 곧바로 이어지는 그런 연애 말이죠.
그렇다면 왜 우리는 사귀기 전 상대방의 진짜 모습을 알기 어려울까요?
상대는 연애를 시작하기 전까지 자신을 포장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물론 우리는 만남의 초기에 다소간 멋지고 예쁜 모습을 꾸며내고 상대에게 구애합니다.
그러나 오늘 다루려고 하는 그들의 실체는 그들이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숨긴 모습이 아닙니다.
본격적으로 관계를 시작하고 나서
상대방이 마음 한가운데 자리 잡을 때에서야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진짜 모습을 숨긴 게 아니라 그 모습들이 드러날 수 없는 조건이었던 것이지요.
1. 내면의 상처가 있는 사람들의 모습
당신이 상대와 만나고 나서 곧바로 갈등이 이어졌다면
상대가 다음과 같은 모습이었을 수 있습니다.
그녀 혹은 그의 모습이 다음과 같았는지 살펴봅시다.
혹은 당신이 연애를 시작하고 나서 이런 모습들을 보여왔는지 살펴봅시다.
1. 지나치게 많은 기준 (상대에겐 딱히 없는 기준이 그 사람에게는 너무 많으며, 그걸 상대가 다 지켜주길 바란다.)
2. 완벽주의 성향 (뭔가를 늘 잘 해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쉬엄쉬엄 하라는 말이 전혀 들리지 않는다.)
3. 중립적인 말에서 어떻게든 부정적인 요인을 찾아내서 상처 입는다. (그렇게 해석할 여지는 크지 않지만, 굳이 그렇게 해석한다.)
4. 갈등이 일어나면 자기에게는 잘못이 없으며, 무조건 상대방이 모든 걸 잘못했다고 주장한다.
5. 자신이 갈등에서 지는 것은 절대 안 되며, 논리가 통하지 않으면 ‘너도 똑같이 잘못했잖아’라는 결론이 난다.
6. 강박적인 행동들이 보인다. (보통 ‘그 정도까지 하나?’ 하는 것을 하나 이상 한다.)
7. 비교 (자기의 친구나 전 애인과 비교해 상대를 지적한다.)
8. 과거의 연애가 보통 짧게 끝나는 경험들이 있다.
9. 주변인들과의 관계에서도 많은 상처와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10. 가족 내 문제가 있다. (이혼, 바람, 지나치게 엄격한 어머니 혹은 아버지, 방임하는 부모님)
11. 상처되는 말을 다 쏟아내지만, 그 말을 똑같이 돌려줄 때에는 더 큰일이 일어날게 뻔하다. (그래서 보통 맞춰주는 쪽이 똑같이 하고 싶다가도 참는다.)
12. 일단 상처 받은 후에, 나중에 상대가 인지하지 못할 때 갑자기 사과하라고 한다. (미리 어떻게 해달라고 말해달라 부탁해도 듣지 않는다.)
13. 보통 자신의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솔직하지 못하다.
14. 선물을 주는 것(이벤트)은 멋진 시나리오가 중요하지, 상대방을 위함이 첫 번째가 아니다. (그 시나리오가 잘못되면 되려 상대방에게 비난을 가한다.)
15. 긴장과 불안, 두려움이 기본 감정이다. 울기도 잘 운다.
16. “나를 변화시키려고 하지 마”라고 말한다. (어떤 행동에 신경을 써달라는 말인데 그렇게 반응한다.)
17. 컨트롤이 되지 않는 것에 대해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상대가 예상 시나리오 안에서 활동하길 바라지만 반대로 그런 대우를 받는 건 엄청 싫어한다.
18. 원하는 게 있어도 말하지 않으며, 상대방이 알아서 해주길 바란다. 그것 역시 상대방이 자신의 마음을 읽고 원하는걸 해준다는 자신만의 완벽한 시나리오에 해당한다.
19. 상대방의 노력은 자기가 생각하는 방식에 속하지 않으면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
20. 물질중독 (약물, 술, 음식, 설탕, 담배, 카페인 등)
만약 이 리스트에 해당되는 모습을 상대방 혹은 당신이 보였다면
오늘 다루는 내용으로 상대/스스로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내면아이와 성인자아의 유대관계가 나쁜 그들
내면아이의 상처 치유하기를 쓴 마거릿 폴에 따르면
우리 안에는 두 가지 자아가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감정을 우선하고, 직감적인 본능을 담당하는 ‘내면 아이’이고
다른 하나는 논리적인 생각과 판단, 분석하고 실행과 관련된 ‘성인 자아’입니다.
복잡한 개념이지만, 간단하게 설명하면
내 안의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역할과 성인처럼 행동하는 역할이 있다는 것입니다.
내면적으로 건강한 상태는 이 내면아이와 성인자아가 건강한 유대관계로 이어져있는 것을 말합니다.
내면아이는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내비치고
성인자아는 그것을 잘 듣고 존중하기 위해 실행합니다.
저는 이것을 다른 말로 ‘자존감이 높은 상태’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는 상태’라고 칭하곤 합니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예시를 살펴보겠습니다.
내면아이 : 아 일이 너무 지루하다. 일하기 너무 싫다. 놀고 싶다. (감정과 욕구)
성인자아: 지루한 건 사실이지, 일하기 싫으면 한 시간만 열심히 하고 놀까? or 오늘은 이 정도면 충분해, 여기까지 하고 내일 해도 돼 (판단, 분석, 실행)
위의 예시는 내면의 유대관계가 좋은 경우를 예시로 든 것입니다.
내면 아이는 솔직하게 감정과 욕구를 밝히고
성인자아는 이해하고 친근하게 실행할 방법을 묻습니다.
반면, 내면의 유대관계가 좋지 않다면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내면의 대화가 일어납니다.
(이는 보통 무의식적이고 자연스럽게 일어납니다.)
내면아이 : 아 일이 너무 지루하다. 일하기 너무 싫다. 놀고 싶다.
성인자아: 네가 뭘 했다고 지루해해, 네가 못하니까 재미없는 거야, 오늘 어떻게든 끝내!
내면의 유대관계가 좋지 않으면
성인자아가 내면아이의 감정과 욕구를 무시하고 나쁘게 평가하고 비난하며 압박을 가합니다.
이 둘의 관계는 마치 인간관계처럼, 오래도록 사이가 좋지 않으면
서로는 서로를 신뢰하지 않고 나쁘게 대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내면아이는 더더욱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게 되고
성인자아는 계속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내면아이를 위해 아무것도 해주지 않으려 합니다.
그래서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고
뭔가를 해 내도 그다지 즐겁지 않은 상태가 이어집니다.
내면 아이가 말해봤자 들어주지도 않을 거면, 욕구를 안 갖는 게 더 이득일 테니 말이죠.
앞서 밝힌 리스트에서 보이는 모습들을 갖고 있는 사람은
‘내면의 유대관계가 좋지 않은 사람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선 또 ‘부정적인 평가 시스템’이 발동해서
‘그래서 내가 부족하고 못나다는 거야?’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그건 당신의 평가이지 제 평가가 아닙니다.
우리의 자존감이 높았다 낮아졌다 하듯이
유대관계도 나빴다가 좋아질 수 있습니다.
(물론 심각하게 나쁜 사람은 계속 나쁜 상태를 유지합니다.)
중요한 건 이제 당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나아지고 싶느냐입니다.
3. 그들은 왜 사귀고 나서 바뀌는가?
우리가 태어나고 유아기일 때엔 본능과 감정에 해당되는 내면아이만이 존재합니다.
아직 성인자아가 형성되기 전이기 때문입니다.
성인자아가 없는 대신 이 성인자아에 해당되는 역할은 보통 어렸을 때 부모님이 하게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미숙한 아이 었던 나에게 평가하고 분석하고 실행하는 사람은 부모님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모님을 성인자아의 모델로 잡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이 아이를 있는 그대로 소중한 존재로 바라보지 않고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공격해왔다면, 개인의 성인자아 역시 그 역할을 비슷하게 수행하게 됩니다.
보고 배운 게 그것밖에 없기 때문이죠.
*따라서 부모님이 주었던 이런 태도에서 벗어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와 관련한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내면아이는 칭찬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지만
성인자아는 부모님이 그랬듯이 자기를 비난하고 평가하고 노력하라고 압박을 가합니다.
내면아이는 계속 소외받고, 자기 자신을 믿지 않으며 (매번 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성인자아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
그래서 전반적으로 자기 자신을 소중한 존재로 여기지 못합니다.
그러다 그들은 성인이 되고 불안정한 상태로 연애를 시작합니다.
내면의 유대관계가 좋지 않은 사람은 이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성인자아를 신뢰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이 성인자아의 역할을
상대(남자 친구, 여자 친구)에게 넘겨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성인자아가 해줬으면 하는 그 역할을 상대방이 해주길 바랍니다.
그런데 이 역할의 전달은 연애 초기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소개를 받고, 연애 극초반까지는 이 성인자아의 역할을 자신 안에서 수행하다가
상대방을 믿고 마음을 놓는 순간 성인자아의 역할을 상대에게 투영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방의 실체를 초반에는 알 수 없는 것입니다.
정말 중요한 문제는, 기존의 성인자아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사람들은
그 역할을 애인이 맡아도 상대를 성인자아처럼 신뢰하지 않는 것입니다.
기존의 자신이 자기에게 무관심했거나, 부정적인 말을 쉽게 해 왔기 때문에
(성인자아 역할을 맡은) 상대방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무의식적으로 믿어버리는 것이지요.
여기에 더해 자기가 바라왔던 이상적인 성인자아의 역할을
애인에게 하라고 맘대로 정해 놓고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면 내면아이가 상처를 입고 슬퍼하는 것입니다.
즉, 믿고 의지하고 싶으면서도 자기 자신처럼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죠.
위에서 다룬 사례 중 하나인
“중립적인 말에서 상대방이 굳이 상처를 끄집어내는 것”은 실은 자기가 평소 자신에게 하는 말 때문입니다.
본래 자기 안에서 성인자아가 내면아이를 부정적으로 평가했기에
성인자아 역할을 맡은 이성친구 역시 부정적인 평가를 할 거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a.k.a 피해의식)
마치 원수가 날 공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을 거라 예상하듯이
그들은 자신이 공격받을 거라는 생각을 너무도 쉽게 갖습니다.
(이를 자기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어떻게 해야 하는가?
1) 내면의 상처가 있는 사람의 모습 리스트에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사람과 ‘만나고 있다면’
헛된 희망을 갖지 마세요.
아주 작은 확률로 상대방이 자신의 문제점을 깨닫고 변화를 시작한다면
행복한 연애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왜냐하면, 변화는 자기가 문제의식을 가질 때에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당신이 상대방을 변화시키려 노력해도 상대의 변화의지가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임상심리 전문가, 정신과 의사가 와도 그것은 어렵습니다.
내면의 유대관계가 좋지 않은 그들은 당신으로부터 (주지도 않은) 상처를 입고
자기 방어를 더 견고하게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껏 그래 왔듯이 자신은 피해자, 당신은 가해자가 될 것이죠.
당신을 돌아보세요. 혹시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살고 있나요?
당신은 충분히 존중받고,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아니라면 결론은 명확합니다.
2) 내면의 상처가 있는 사람의 모습 리스트에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사람이 ‘당신’이라면
이 글을 읽고 자신에게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깨닫기를 바랍니다.
당신은 많이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연애를 잘하고 싶을 것이구요.
자기 자신도, 상대방도 온전히 사랑하고 싶을 것입니다.
상처 받고 싶지 않은 걸 잘 압니다.
그러나 자기 보호 전략이 당신을 더 외롭게 만들고 있다는 걸 알기를 바랍니다.
당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건 고치면 된다는 것이지 당신 자체가 문제라는 게 아닙니다.
뭔가 이야기하면 자기를 공격하는 걸로 받아들이는 패턴을 바꿔야 합니다.
지금까지 지겹게 했을테니까요
이제 그만 자기를 공격하고, 그만 보호하고
상처를 돌보고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내면의 유대관계를 회복하기로 합시다.
성인자아의 역할을 되찾고, 내면아이의 욕구와 감정을 소중하게 다루기 위해 행동합시다.
당신이 자기 보호를 그렇게나 열심히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다면
당신을 소중하게 여길 에너지도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당신은 그걸 깨닫길 바랍니다.
당신을 구원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오직 자신만 가능합니다.
만약 자신을 제대로 돌보길 원하고, 이를 위해 자존감을 높이고 싶다면
지금 바로 무료 자존감 전자책을 신청해보세요!
멘디쌤이 자존감과 관련해 꼭 알아야 할 지식을 전달해드릴게요!